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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맞은 원주양성평등대회…사회가 변한 만큼 행사도 변하고 있을까

최근 3년 군악대·헌장 낭독·시상·퍼포먼스·공연 등 비슷한 구성

맞벌이 늘고 여성 고용률 상승…가사·돌봄 격차 등 의제는 다양해져

일부 지역은 북토크·정책제안 등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외연 확장

입력 2026년 8월 31일 | 강길영 대표기자

자료제공: 원주시

1997년 시작된 원주양성평등대회가 올해 30회를 맞는다. 최근 3년간 원주시가 공개한 행사자료를 보면 군악대 공연과 헌장 낭독, 유공자 시상, 결의문, 퍼포먼스, 힐링콘서트 등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하게 이어지고 있다. 반면 맞벌이 증가와 여성 고용 확대, 가사·돌봄 분담 등 양성평등을 둘러싼 사회적 의제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30회를 계기로 시민에게 양성평등을 전달하고 참여시키는 방식 역시 변화가 필요한지 돌아볼 시점이다.

30년 맞은 원주양성평등대회…사회가 변한 만큼 행사도 변하고 있을까
30년 맞은 양성평등대회... 사회가 변한 만큼 행사도 변했을까

[디지털강원] 1997년 시작된 원주양성평등대회가 올해 서른 번째 무대를 맞는다.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여성의 사회·경제활동과 가족의 모습, 육아와 돌봄에 대한 인식은 적지 않게 달라졌다. 양성평등을 둘러싼 사회적 질문도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그렇다면 시민에게 양성평등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그 변화와 얼마나 함께하고 있을까.

원주시여성단체협의회는 9월 2일 오후 2시 백운아트홀에서 ‘제30회 원주양성평등대회’를 개최한다.

올해 대회 주제는 ‘시민의 뜻을 모아, 함께 만드는 양성평등 원주!’다.

원주양성평등대회는 1898년 9월 1일 발표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으로 평가받는 ‘여권통문’의 정신을 계승하고 양성평등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1997년부터 매년 양성평등주간인 9월 1일부터 7일까지 기간에 맞춰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육군 제36보병사단 군악대의 사전공연으로 시작한다.

1부 기념식에서는 21세기 남녀평등헌장 낭독과 양성평등 발전 유공자 시상, 결의문 낭독, 양성평등 퍼포먼스 등이 진행된다. 이어 2부에서는 MBN ‘무명전설’에 출연한 원주소방서 소방관이자 가수 서희철의 힐링콘서트가 열린다.

행사장 외부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주시가족센터, 원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 한국폴리텍대학,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등 지역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홍보부스도 운영된다.

30회 이어온 대회…최근 3년 행사 구성은 ‘비슷’

30회라는 숫자는 오랫동안 행사가 이어져 왔다는 의미와 함께 그동안 행사 내용과 시민 참여 방식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원주시가 공개한 최근 3년간 양성평등대회 자료를 살펴보면 기본적인 행사 구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

2024년 제28회 대회는 제36보병사단 군악대의 사전공연을 시작으로 남녀평등헌장 낭독, 양성평등 발전 유공자 시상, 결의문 낭독, 양성평등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2부에는 가수 공훈의 힐링콘서트가 열렸고 외부 기관 홍보부스도 운영됐다.

2025년 제29회 역시 군악대 사전공연에 이어 헌장 낭독과 유공자 시상, 결의문 낭독, 양성평등 퍼포먼스가 이어졌고 2부에는 힐링콘서트, 행사장 밖에서는 기관 홍보부스가 운영됐다.

올해 제30회 대회도 군악대 사전공연과 헌장 낭독, 유공자 시상, 결의문, 양성평등 퍼포먼스에 이어 힐링콘서트와 외부 홍보부스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행사가 일정한 형식을 유지하는 것 자체를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올해가 30회라는 상징적인 시점인 만큼, 지금의 행사 방식이 변화한 시민들의 삶과 양성평등 의제를 얼마나 담아내고 있는지는 한번 살펴볼 만한 대목이다.

여성 고용은 늘고 맞벌이는 보편화…달라진 양성평등 의제

지난 30년간 우리 사회의 모습은 상당히 달라졌다.

성평등가족부가 공개한 ‘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에 따르면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 비율은 2015년 47.2%에서 2024년 58.5%로 높아졌다.

30대 여성 고용률도 같은 기간 56.9%에서 71.3%로 14.4%포인트 상승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와 맞벌이 가구 증가는 양성평등을 바라보는 사회적 과제가 과거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가정에서의 역할 차이는 여전히 확인된다.

같은 자료에서 2024년 맞벌이 가구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시간은 2시간 51분이었고 남성은 59분이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여성의 가사시간은 16분 줄고 남성은 5분 늘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경력단절 문제도 남아 있다.

성평등가족부가 올해 7월 발표한 ‘2025년 여성의 경제활동 및 경력단절 실태조사’에서는 만 19세 이상 54세 이하 여성 8,177명을 조사한 결과 결혼·임신·출산 등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이 10명 중 6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198만8천 원으로 경력단절 당시 임금의 80% 수준이었다. 정책 수요에서는 일·생활 균형 강화와 돌봄 인프라 개선 요구가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양성평등이라는 의제가 이미 역할을 다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과 동시에, 그 내용이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넘어 일과 가정의 균형, 육아·돌봄 분담, 경력단절 등 일상생활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념식 넘어 북토크·교육…다른 지역은 참여 방식 넓히기도

양성평등주간을 시민 참여와 교육의 장으로 넓히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는 올해 양성평등주간에 기념식과 유공자 표창뿐 아니라 성평등과 인권 감수성을 주제로 한 작가 북토크를 진행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양성평등·성교육 특강도 별도로 마련했다.

경남 양산에서도 올해 양성평등주간 공모사업으로 ‘젠더로 보는 양산’을 주제로 한 포럼이 마련됐다.

지역마다 여건과 행사 목적이 달라 프로그램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념과 시상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행사에서 교육과 토론, 세대 참여, 지역 문제에 대한 의견 제안 등으로 양성평등주간의 외연을 넓히려는 움직임은 눈여겨볼 만하다.

“양성평등이 일상이 되는 원주”…30회 이후의 모습은

1898년 9월 1일 발표된 ‘여권통문(女權通文)’은 여성의 교육권과 경제·사회활동 참여 등을 주장한 선언문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으로 평가받는다.

원은향 원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여권통문 발표 이후 이어져 온 여성들의 도전과 성취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밑거름이 되어왔다”며 “이번 대회가 양성평등의 가치를 되새기고 남녀 모두가 소통하고 화합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자열 원주시장은 “이번 행사가 양성평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넓히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양성평등이 일상이 되는 원주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성평등이 일상이 되는 원주’라는 목표를 놓고 보면 앞으로의 과제는 행사를 지속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변화하는 시민의 삶과 새로운 세대의 목소리를 어떤 방식으로 담아낼 것인가로 이어진다.

30년 동안 사회는 달라졌고 양성평등을 둘러싼 질문도 달라졌다.

1997년 출발한 원주양성평등대회가 서른 번째 행사를 계기로 지나온 시간을 기념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의 30년 동안 시민들과 양성평등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함께 만들어갈 것인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계·자료 출처

원주시 ‘제28회·제29회·제30회 원주양성평등대회’ 보도자료
성평등가족부 ‘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성평등가족부 ‘2025년 여성의 경제활동 및 경력단절 실태조사’
서울 영등포구 2026년 양성평등주간 행사자료
양산시 2026년 양성평등주간 공모사업 자료

Tag#원주양성평등대회#원주시여성단체협의회#양성평등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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